2007년 08월 21일
아름다운 '조선사람'들이 있는 우리학교
지난 금요일에 하이퍼텍나다에서 영화 [우리학교]를 보았다. 예전부터 꼭 보고싶던 영화였는데 계속 기회를 놓쳐서 그냥 DVD가 출시되면 봐야지하는 생각으로 있었는데 아직 상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예매해서 극장을 찾았다.
현재 통일운동을 하고 있는 분들이나 혹은 내가 찾아가본 블로그에 리뷰를 쓰셨던 모든 분들이 모두 너무나도 좋았다는 평가를 했었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131분의 영화를 보았다. 아무래도 이런 독립영화를 볼 때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볼 때와는 다른 기대를 하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감상하고 오히려 기대하지 못했던 즐거움도 얻는 것 같다.(블록버스터 영화를 볼 때는 재미를 중심으로 보기 때문에 오히려 기대한만큼 실망을 하고오기 마련이니....)
이 영화는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의 조선초중고급학교에서 [김명준 감독]이 3년여간 함께 생활하면서 학교의 선생님들과 학생들, 그리고 학교를 중심으로한 재일 동포사회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원래는 고인이 된 아내인 [조은령 감독]이 기획했고 김명준 감독은 촬영감독으로 시작하려했던 영화였으나 조은령 감독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면서 김명준 감독이 영화를 만들게되었다고 한다.(통일뉴스 김명준 감독 인터뷰 참고)
영화는 눈이 많이 와 엄청나게 쌓인 학교의 모습에서 시작해 서서히 선생님들과 학생들, 학교구성원들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처음에는 일본에서 조선학교의 학생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 이런 앞부분에서는 나도 재일동포의 실상을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그냥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영화를 보았다.
하지만 영화는 졸업반인 고3들의 조국방문(여기서 조국방문이라는 것은 북, 즉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방문하는 것이다)을 다루는 부분부터는 재일동포 사회에서, 그리고 남과 북에서, 우리 민족이 있는 곳에서라면 어디서나 민감한 "분단"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재일동포 사회에는 대한민국 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적을 가진 사람과 어느 곳도 선택하지 않은 '조선'인, 즉 무국적자가 있다.)
영화에서 홋카이도 조선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고3이되면 북으로 조국방문을 가고, 조국방문에 다녀와서 조국과 민족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가지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문제를 총련의 영향을 받는 조선학교에 대한 '이데올로기'의 문제로 접근할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당연하게도 학교가 총련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북을 자신의 조국으로 더 가깝게 느낀다. 그리고 총련에서는 해방과 전쟁 이후 북에서 동포사화를 위해 지원하는 재정으로 조선학교를 건설하고 운영해오고 있다. 당연하지 않은가? 해방 후에 일본에 남겨진 동포들에게 교육을 위해 지원을 하고 노력한 북을 조국으로 더욱 가깝게 느끼는 것은.....앞으로도 조선학교를 유지해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상케하지만 졸업생들의 '여기는 영원한 우리의 모교입니다'라는 감동적인 졸업식으로 영화는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된다.
'우리학교'에 대한 리뷰나 감상들을 읽으면서 영화를 사상, 이데올로기를 중심으로 보기 보다는 정서를 중심에 놓고 보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봤다. 나도 그 이야기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홋카이도 조선학교가 총련의 영향을 받고 북과 더 가깝다는 면에서 반감을 갖기 보다 '우리 민족'의 학교라는 면에서 영화를 보면 좋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나 힘든 타국의 생활에서 특히나 우익들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속에서 우리 민족임에 자긍심을 가지고 정체성을 지켜나가려는 동포들을 애정어린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이 영화를 가장 잘 감상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by | 2007/08/21 15:12 | 영화와 삶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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