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평양시민 - 평양에 사는 미국인 이야기


토요일에 대학로 [하이퍼텍나다]에서 [푸른 눈의 평양시민]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이 영화는 [대니얼 고든]감독의 '북(조선인민공화국)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2002년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 응원단의 대형 카드섹션 응원 중에 하나였던 'AGAIN 1966'을 통해 온 국민이 알게되었던 1966년 런던 월드컵에서 세계적 축구 강호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하는 기적을 이뤄낸 당시 북 축구단의 후일담을 담고 있는 [천리마 축구단]과 북한 최고의 행사인 전승기념일 매스게임에 참여하게 된 두 중학생의 생활을 담은 [어떤 나라]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 [푸른 눈의 평양시민]이다.

이전의 두 작품이 북의 축구신화와 평양에 거주하는 북 가정의 이야기를 다뤄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면, 이번 작품은 월북한 주한미군 병사의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에 인간적인 호기심 외에도 민감에 정치사안에 대한 관심도 집중된다. 북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북의 지도자를 '폭군'으로 부르기에 주저함이 없는 미국정부의 의지에 따라 북을 견제하기 위해 남측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 병사들이 월북을 했다?! 그 네 명은 북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나 역시도 이런 의문점을 가지고 영화를 보러 갔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정치적인 면'에서는 관객의 호기심을 채워주지 않는다. 워낙 민감한 문제라 자본주의-사회주의라는 체제의 문제로 다루기도 부담스러운 측면이 컸겠지만 대니얼 고든 감독의 의도 또한 정치적인 부분에 중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참고 대니얼 고든 감독 인터뷰 - FILM 2.0)

영화는 평양에서 조 선생으로 불리는 제임스 조셉 드레스녹(
James Joseph Dresnok)과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월북했던 네 명의 병사들이 월북 후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미국에 살고있는 드레스녹 친구와의 인터뷰, 군에서의 상급자들과의 인터뷰 등이 함께 보여진다.
'미스테리 다큐'라는 설명처럼 영화는 병사들이 월북했을까 하는 이야기를 그들의 과거를 통해 유추해본다. 당시 미국의 가장 하층에서 살아가던 청년들이 택할 수밖에 없었던 '군인'이라는 직업과 이후 삶의 굴곡들을 통해 뭔가 새로운 세계를 찾아 떠났고 그곳이 주한미군 병사로 살아가고 있던 상황에서는 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 지금까지 살았던 자본주의와는 전혀 다른 사회주의 체제에서 적응해가는 모습과 또 적응하지 못해 다시 탈북하려 했던 모습, 그리고 결국 적응하고 살아가는 드레스녹의 모습을 통해 그들의 선택과 선택에 따른 삶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개인적인 감상으론 역사적으로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 배경인 탓인지 한 사람의 역동적인 삶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임에도 약간 무미건조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발전된 남과 북의 관계와 허물어져가는 북에 대한 편견으로 이런 다큐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또 부가적으로 이 영화를 통해 살짝 엿볼 수 있는 북의 영화들도 흥미거리다. 네 명의 미국인들이 북에 가서 한동안 영화에 출연했던 모습들이 나온다. 영화를 포함한 문학예술을 자본주의 사회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북의 영화를 볼 수 있는 날도 곧 오기를 바란다. 약간 비꼬는 듯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뉴욕타임즈의 영화평에서처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드레스녹이 출연한 북의 영화를 보고 싶을테니 말이다.('푸른 눈의 평양시민', NY 타임스 영화평 눈길 - 뉴시스)

지금 하이퍼텍나다에서 [북한 다큐 三色 전 패키지] 를 통해 12000원에 대니얼 고든 감독의 다큐 세 편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번 기회를 이용해 보시는 것도 좋을듯...


by 숯댕이 | 2007/08/27 12:35 | 영화와 삶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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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윤현중 at 2007/08/27 21:09
트랙백 감사합니다. 저도 토요일에 봤는데...^^ 20:40꺼 봤거든요. 그때 보셨어요? 영화 참 재미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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