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현장르포 동행 "굿바이! 찜질방" -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픈 우리 사회의 현실

제 2 화 "굿바이! 찜질방"

◆ 방송일 : 2007년 11월 15일 목요일 밤 11시 30분
◆ 연출 : 이승익 PD, 글/구성 : 황지혜 작가

몸이 불편한 아들과 새벽이슬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찜질방뿐이다.
아들과 찜질방에서 지내는 게 창피하지만,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김동철씨.
찜질방 부자는 과연 새로운 둥지를 찾아 떠날 수 있을까?




어제 방에서 밀린 빨래를 돌리면서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에 눈길이 갔다. 찜질방에서 생활하는 김동철씨와 아들 준성이 두 부자의 이야기... 하단의 제목을 보니 "굿바이! 찜질방"이라는 제목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이 쉽게 눈길을 주고 싶어하지 않는 정말 어렵게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였다.

찜질방 생활을 하기 전에는 차 세일즈도 하고 이것 저것 개인사업도 해보았다는 김동철씨... 일은 잘 안되고 빚은 쌓여만가니 그 힘든생활을 견디지 못해 부인은 6년전 떠나갔다고 한다. 지금은 일용직 노동자로 매일 새벽 용역사무실 인력시장에 나가 일을구하고 일당 8만원을 벌어 아들 준성이와 찜질방 생활을 하고 있는 그다. 빈민이 1000만을 넘은 지가 벌써 몇 년인데 막노동이라고 쉽게 구해지는가! 며칠씩 일을 못하는 날에는 찜질방에도 묵을 수 없다. 다음날 돈을 낼테니 아들만이라도 묵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동철씨....

IMF 이후 벌써 10년이다. 당시 대학 1학년이었던 나는 부모님의 정리해고, 어려워진 집안 형편으로 학비를 낼 수가 없어 휴학을 하고 일을 시작하거나 군대로 가는 친구들을 떠나보내며 '아, 이거 장난이 아니구나...'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도 내가 당사자가 아니어서 소위 사회적으로 '부모를 잘 만나 호강하는' 편한 대학생이었기에 하는 여유로운 자의 생각일 뿐이었을 것이다.
그로부터 10년이다 이후로 빈민은 얼마나 늘어났으며 양극화는 얼마나 심해졌는가!!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이 문제를 대하는 시각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못 사는 사람은 그 만한 이유가 있는 거라고, 성실하지 않거나 공부를 열심히 않했거나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라는 무능력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TV 속에서 동철씨도 그렇게 이야기한다. 자기는 무능력한 아버지라고... 이 사회는 '부자 아빠'가 되지 못하면 무능력자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눈을 크게 뜨고 준성이 아버지, 동철씨의 삶을 보라, 매일 새벽 인력시장에 나가 일을 구하려고 애쓰는 모습에 나태함이 있는가?!

약 한달여전 10월 12일 새벽 고양시 한 공원에서 목을 매 숨진 붕어빵장사 아저씨가 있었다. 지난 10여년간 고양에서 붕어빵 장사를 해오던 이근재씨는 시민의 휴식공간을 잠식하는 노점상을 그냥 둘 수 없다며 단속, 철거의 망을 좁혀오는 고양시의 압력 앞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한 붕어빵 아저씨의 죽음 앞에서..." - 프레시안 기사)

우리는 이러한 현실 앞에서 무엇을 생각하는가? 추운날 길을 지나다 반가운 붕어빵 노점이 있으면 먹지만, 거리의 미관을 해치는 노점을 단속하는 정부와 행정기관도 틀린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가? 경제성장률 7%를 장담하면서 청년실업의 해결책은 청년들이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는 않는가?

이제 2회까지 방영된 KBS의 현장르포 동행이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함께 보기를 바란다. (그래도 집에서 TV를 시청할 수 있는 사람들은 TV속에 담겨지는 동철씨와 준성이보다 더 풍족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기 때문에) 내가, 나의 가족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더 낮은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막고, 그들의 모습에 눈을 가리고 살아가지는 말자.

by 숯댕이 | 2007/11/16 13:15 | 인간애의 길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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