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계 Lust, Caution / Se jie (2007) - 실화를 더 실화처럼 만들어낸 감독과 두 배우

지난 주말에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색, 계(Lust, Caution)을 보았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이긴 하지만 인기작이라고 항상 매진될 정도로 붐비는 곳이 아님에도 색, 계의 인기는 대한했다. 이안감독, 양조위주연에 무삭제개봉, 게다가 영화가 알려진 후 급부상하고 있는 탕웨이의 인기까지 가세해 엄청난 이슈가 된 듯하다. 각종 영화관련 사이트나 블로그들에 조회수도 엄청나서 아직 허접한 나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가 민망할 정도... 그래서 이번에는 관련한 정보들의 링크를 잘 정리해보기로 했다. 영화를 보기 전이든 본 후이든 알면 좋을만한 정보들을 모아봤다.



영화 색, 계(色, 戒; Lust, Caution)

일단 [색, 계(Lust, Caution)]는 잘 알려진대로 올해 9월 8일에 폐막된 64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지금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것과는 반대로 당시 영화제 현장의 반응은 매우 싸늘했었다고 한다.(이안의 색, 계 논란은 계속된다 - 프레시안 무비 기사) 나름대로 스파이영화이면서 짧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긴박함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전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싸늘한 반응의 핵심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개봉 후 뜨거운 관심으로 이제 더 이상 그 때의 반응을 신경쓰는 사람은 없을 듯...

다음으로 <색, 계>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1930~40년대 일제의 침략과 폭정에 대항했던 국민당 공작원들의 이야기를 남편으로부터 듣고서 단편소설로 써낸 장 아이링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안감독은 <색, 계>를 처음 접하고 나서 여성의 성(性)을 가장 남성적인 전쟁에 이용했다는 점에서 충격과 전율을 느끼고 영화화할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다음의 글을 참고하시길[김지희의 CoolHot - 색, 계는 실화였다]

그 외에 영화와 관련한 몇 가지 이야기들을 담아낸 다음의 기획기사도 재미있다.
[맥스무비 기획기사 - 색,계 알고보면 더 재밌다]
양조위(이)와 탕웨이(왕치아즈)가 처음 성관계를 갖게 되었을 때 왜 양조위가 갑자기 가학적인 모습을 보이는가 영화를 보고 나서도 이해가 안되었었는데 이 기사에 설명이 나와 있다.(그래도 영화상에서 3년간의 '이'의 변화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에 영화만으로 이해는 힘든게 아닌가 싶다.)

<색, 계>를 통해 일약 세계적인 배우로 부상한 탕웨이(Wei Tang)

양조위야 두 말할 필요도 없는 배우지만 <색, 계>를 통해 영화에는 처음 출연한 탕웨이(Wei Tang)는 매우 신선하면서도 호감이 가는 배우다. 10,000:1 의 엄청난 경쟁을 뚫고 발탁된 것으로도 큰 이슈가 되었다. 1979년 생이기 때문에 이른 데뷔는 아니지만 잠재력이 엄청난 배우일 것이란 생각을 갖게 한다. 또 관심을 갖게 만드는 한 요인은 북경중앙연극학원(Central Academy of Drama in Beijing)에서 연기가 아닌 영화감독론을 전공했다는 것이다.(IMDB에는 배우이자 작가, 감독지망생이기도 하다고 소개되어있다.(aspiring writer and director in addition to being an actress))

짧지 않은 러닝타임(157분) 동안 거의 양조위와 함께 둘이서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은 정말 신인이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이다.
<색, 계> 이전에는 TV에서 출연했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연의님의 다음 블로그 글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참고하시길 바란다.
[색, 계의 매력적인 배우 - 탕웨이]

두 말할 필요없는 배우 양조위

양조위에 대해서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전까지 악역을 맡아본 바 없었기에 이안감독도 약간의 의구심이 있었다는데 자기 배역에 몰입한 그를 보는 순간 그러한 의구심은 모두 사라진다.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3년 후의 변화된 모습까지 스스로 만들어내는 그는 천부적인 배우다. <색, 계>에서의 양조위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냥 보시라!

그래서 사족으로 다른 얘기를 해보면 양조위를 좋아한 이후로 그의 영화를 찾아보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삼았었는데 올해에는 그의 80년대 드라마를 찾아보는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연기력에 대해서는 지금과 비교에 부족함이 느껴지지만 항상 자신이 맡은 배역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은 그 당시에도 대단했다. 예를 들어 1986년에 찍은 의천도룡기는 그 후에도 여러번 리메이크되었지만 양조위만큼 장무기 역할을 소화해낸 배우는 없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이다.
영화배우 양조위의 팬인 분들은 그의 드라마를 구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지금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은 의천도룡기, 녹정기, 절대쌍교, 대운하, 협객행 등이다. 지금도 사귀고 있는 유가령과 출연한 신찰사형을 구해보고 싶은데 쉽게 구해지지 않는다..T.T)

벌써 겨울의 기운이 완연해지는 가운데 모든 것을 뛰어넘는 색(色)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 <색, 계>를 추천한다.

by 숯댕이 | 2007/11/20 11:24 | 영화와 삶 | 트랙백 | 덧글(0)

KBS 현장르포 동행 "굿바이! 찜질방" -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픈 우리 사회의 현실

제 2 화 "굿바이! 찜질방"

◆ 방송일 : 2007년 11월 15일 목요일 밤 11시 30분
◆ 연출 : 이승익 PD, 글/구성 : 황지혜 작가

몸이 불편한 아들과 새벽이슬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찜질방뿐이다.
아들과 찜질방에서 지내는 게 창피하지만,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김동철씨.
찜질방 부자는 과연 새로운 둥지를 찾아 떠날 수 있을까?




어제 방에서 밀린 빨래를 돌리면서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에 눈길이 갔다. 찜질방에서 생활하는 김동철씨와 아들 준성이 두 부자의 이야기... 하단의 제목을 보니 "굿바이! 찜질방"이라는 제목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이 쉽게 눈길을 주고 싶어하지 않는 정말 어렵게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였다.

찜질방 생활을 하기 전에는 차 세일즈도 하고 이것 저것 개인사업도 해보았다는 김동철씨... 일은 잘 안되고 빚은 쌓여만가니 그 힘든생활을 견디지 못해 부인은 6년전 떠나갔다고 한다. 지금은 일용직 노동자로 매일 새벽 용역사무실 인력시장에 나가 일을구하고 일당 8만원을 벌어 아들 준성이와 찜질방 생활을 하고 있는 그다. 빈민이 1000만을 넘은 지가 벌써 몇 년인데 막노동이라고 쉽게 구해지는가! 며칠씩 일을 못하는 날에는 찜질방에도 묵을 수 없다. 다음날 돈을 낼테니 아들만이라도 묵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동철씨....

IMF 이후 벌써 10년이다. 당시 대학 1학년이었던 나는 부모님의 정리해고, 어려워진 집안 형편으로 학비를 낼 수가 없어 휴학을 하고 일을 시작하거나 군대로 가는 친구들을 떠나보내며 '아, 이거 장난이 아니구나...'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도 내가 당사자가 아니어서 소위 사회적으로 '부모를 잘 만나 호강하는' 편한 대학생이었기에 하는 여유로운 자의 생각일 뿐이었을 것이다.
그로부터 10년이다 이후로 빈민은 얼마나 늘어났으며 양극화는 얼마나 심해졌는가!!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이 문제를 대하는 시각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못 사는 사람은 그 만한 이유가 있는 거라고, 성실하지 않거나 공부를 열심히 않했거나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라는 무능력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TV 속에서 동철씨도 그렇게 이야기한다. 자기는 무능력한 아버지라고... 이 사회는 '부자 아빠'가 되지 못하면 무능력자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눈을 크게 뜨고 준성이 아버지, 동철씨의 삶을 보라, 매일 새벽 인력시장에 나가 일을 구하려고 애쓰는 모습에 나태함이 있는가?!

약 한달여전 10월 12일 새벽 고양시 한 공원에서 목을 매 숨진 붕어빵장사 아저씨가 있었다. 지난 10여년간 고양에서 붕어빵 장사를 해오던 이근재씨는 시민의 휴식공간을 잠식하는 노점상을 그냥 둘 수 없다며 단속, 철거의 망을 좁혀오는 고양시의 압력 앞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한 붕어빵 아저씨의 죽음 앞에서..." - 프레시안 기사)

우리는 이러한 현실 앞에서 무엇을 생각하는가? 추운날 길을 지나다 반가운 붕어빵 노점이 있으면 먹지만, 거리의 미관을 해치는 노점을 단속하는 정부와 행정기관도 틀린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가? 경제성장률 7%를 장담하면서 청년실업의 해결책은 청년들이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는 않는가?

이제 2회까지 방영된 KBS의 현장르포 동행이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함께 보기를 바란다. (그래도 집에서 TV를 시청할 수 있는 사람들은 TV속에 담겨지는 동철씨와 준성이보다 더 풍족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기 때문에) 내가, 나의 가족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더 낮은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막고, 그들의 모습에 눈을 가리고 살아가지는 말자.

by 숯댕이 | 2007/11/16 13:15 | 인간애의 길 | 트랙백 | 덧글(0)

세븐 데이즈(Seven Days, 2007) - 박희순이란 배우의 재발견!

아~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영화를 본 감상의 글을 남긴다.
바빠서 예전만큼 영화를 많이 볼 수 없었던 것도 있겠지만 생활 자체를 잘 추스리지 못했던 두 달간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리라~

연말은 다가오고 내년에 대한 고민은 많은데 무엇이든 부딪혀서 뚫고 나가려는 의지와 열정은 부족하다. 그래서 다시금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지려고 한다. 일도 열심히, 건강을 위한 운동도 열심히, 그리고 나의 생각과 삶을 담는 블로그도 열심히!!


오랜만에 감상을 적는 영화는 바로 미드 [로스트;Lost] 시리즈로 잘 알려진 김윤진의 간만의 국내 영화 복귀작인 [세븐 데이즈]이다.
애초에 이 영화가 제작된다는 사실은 일찍 알았었지만 별로 기대하진 않고 있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고 특별히 '땡기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배우 김윤진에 대한 비호감(?)이 좀 작용했던 것 같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이유이지만 영화배우 김윤진을 세상에 알린 [쉬리]라는 블록버스터 이후(나에게 쉬리에서의 김윤진은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다)의 활동모습은 뭐랄까 열정적이지 않았다는 느낌이었다. 물론 나름대로 신중하게 영화를 선택하고 활동했음에도 이후 흥행에서는 눈에 띄는 작품을 만나지 못한 것이 이유일수는 있겠지만 [밀애 密愛] 이후 미국으로 진출해 로스트에 출연한 것은 일종의 도피가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을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븐 데이즈]로 돌아와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모습을 보았을 때 이런 편견이 더 깊어졌었던 것 같다. 언젠가부터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영화 개봉 2~3주전 공중파 버라이어티에 출연해 영화를 홍보하는 관례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ㅎ

사설이 길어졌지만 어쨌든 [세븐 데이즈]는 매우 잘 만든 스릴러다.('잘 만든 스릴러는 사람을 전율시킨다' - 프레시안 무비) 이 영화를 통해 김윤진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과 편견도 어느정도 사라졌고, 배우 박희순을 새롭게 만난 것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얼굴은 어느 정도 익었던 배우지만 [세븐 데이즈]에서는 정말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영화를 보고나서 알아보니 이미 연극계와 영화계에서 최민식, 송강호, 설경구를 잇는 연극판 출신 차세대 대형 영화배우로 점쳐졌었다고 한다. 남극일기, 귀여워, 가족, 보스상륙작전 등 왠만한 출연작을 다 보았는데 깊은 인상이 없는건 영화를 헛본것인가, 아니면 너무 연기를 잘해서 동일인물인줄 몰랐던 것인가?(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후자라 마음대로 생각하겠다...ㅋ)

스릴러 영화이기 때문에 내용을 설명하는 것은 필요없을 것 같고 영화가 치밀하게 잘 구성되어 있어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봐도 모두 이해되기 때문에 그냥 강추한다. 모든 배우들이 자기 배역을 넘치거나 모자람없이 잘 소화해냈고 항상 그렇듯 오광록의 조연도 빛이 난다. 하지만 순간순간 김윤진의 부정확한 발음이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다. (음~ 영어연기보다 한국어 연기가 부족한건 앞으로 연습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시간날 때 다시 박희순의 출연작들을 봐야겠다.

by 숯댕이 | 2007/11/16 10:43 | 영화와 삶 | 트랙백 | 덧글(1)

스타더스트(Stardust, 2007), 상상을 현실로 보여주는 로맨틱 환타지


어제, 전혀 예정에 없던 [스타더스트]를 보았다. 후배와 술 한잔 하려고 기다리다가 시간이 남아서 같이 기다리던 친구와 말 그대로 킬링타임을 위해 고른 영화였다. 다른 블록버스터 영화들과 달리 좀 갑작스럽게 개봉한 면이 있지만 입소문을 타고 관객수가 늘어나고 있는 영화답게 관객에게 후회를 주지 않는 눈이 즐겁고 마음이 따듯해지는 로맨틱 판타지 영화였다.

줄거리와 감상 보기

by 숯댕이 | 2007/08/29 13:01 | 영화와 삶 | 트랙백 | 덧글(0)

푸른 눈의 평양시민 - 평양에 사는 미국인 이야기


토요일에 대학로 [하이퍼텍나다]에서 [푸른 눈의 평양시민]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이 영화는 [대니얼 고든]감독의 '북(조선인민공화국)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2002년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 응원단의 대형 카드섹션 응원 중에 하나였던 'AGAIN 1966'을 통해 온 국민이 알게되었던 1966년 런던 월드컵에서 세계적 축구 강호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하는 기적을 이뤄낸 당시 북 축구단의 후일담을 담고 있는 [천리마 축구단]과 북한 최고의 행사인 전승기념일 매스게임에 참여하게 된 두 중학생의 생활을 담은 [어떤 나라]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 [푸른 눈의 평양시민]이다.

이어지는 내용

by 숯댕이 | 2007/08/27 12:35 | 영화와 삶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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